여드름의 심각성

20대가 되면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여드름. 그래서 '청춘의 심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성인들도 여드름 고민이 많습니다. 분당 서울대병원 피부과 윤상웅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여드름 환자 106명 중 25세 이상이 46%로 나타났습니다. 여드름이 나이를 가리지않는 피부문제로 등장한 셈입니다.

청소년기의 여드름은 성호르몬의 영향이 크지만 성인의 경우 스트레스와 화장습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여드름은 피부 기름샘에서 기름분비가 늘고 모공이 막혀 공기 없는 곳에서 사는 여드름균이 성장한다는 3박자가 맞아떨어져 생깁니다. 문제는 이 원인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치료법이 딱히 없다는 점입니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보고 피부과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사춘기 여드름

사춘기엔 남녀 모두 남성호르몬 분비가 크게 늘어납니다. 남성호르몬은 피부의 기름샘을 자극, 피지가 많이 분비되도록 하며, 동시에 모공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주로 피지 분비가 많은 이마와 코 등에 많이 납니다.

학교 다니기가 겁날 정도로 얼굴 한가득 여드름을 안고 사는 학생도 있지만 그래도 사춘기 여드름은 성인형에 비해 치료가 잘 되는 편입니다. 염증으로 발전하지 않고 '화이트 헤드'라고 불리는 하얀 면포만 있는 경우 모공을 열어주고 연고를 바르는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모공을 열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박피입니다. 또 깨끗이 세안하는 것이 중요한데, 자주 하는 것보다 하루 2～3번만이라도 꼼꼼히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누의 종류가 결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보습비누는 각질제거 능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하루이틀로 끝나지 않고 반복적으로 여드름이 나기 때문에 나중엔 무신경하게 여드름을 짜버려 흉터를 남기곤 한다는 점입니다. 흉터는 없어지지 않으므로 가능하면 집에서 짜지 말고 병원을 찾아 초기부터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도가 심해져 염증성 여드름으로 발전하면 먹는 약을 처방받아야 합니다.

성인 여드름

청소년기엔 남성의 증상이 더 심하지만 성인 중엔 여성이 더 많습니다. 성인 여드름은 턱선, 입가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치료가 더 어렵습니다. 피지는 별로 많지 않고 뾰루지처럼 나타나, 부신피질호르몬 연고를 사서 발랐다가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인 여드름의 원인은 성호르몬보다 스트레스, 화장품 사용 증가, 임신연령의 고령화 등이 꼽힙니다. 염증이 심한 성인 여드름에는 박피, 먹는 약, 바르는 약 등 다양한 치료법이 동원된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건조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박피를 너무 자주 하거나 연고를 잘못 바르면 피부노화가 빨라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피부과에서는 피부 건조가 덜한 다양한 방법을 있습니다. 먹는 약으로는 피지 분비를 줄여주는 비타민 A 유도체와 여드름균을 죽이는 항생제가 있습니다. 항생제는 박피와 마찬가지로 먹는 동안만 효과가 나고 끊으면 다시 재발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화장품으로는 유분이 적고 알코올 성분이 많이 든 제품, '면포 생성을 일으키지 않는다(non-comedogenic)'고 표시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40대 이후 심한 여드름이 생기는 여성은 난소의 물혹이 없는지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여드름의 악화요인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 전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분비 증가로 피지선이 자극되어 여드름이 심해질 수 있으며, 지방성분이 포함된 화장품과 헤어스타일링 제품 등은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또 특정 음식물 성분이 여드름을 악화시키지는 않지만 어떤 음식물을 섭취한 후 나빠진 것이 확실하다면 그 음식물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모든 염증을 악화시키는 술은 기존의 여드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여드름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밖에도 세안을 과도하게 하거나 스트레스, 수면부족 등도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여드름이 많은 사람은 습관적으로 이마, 뺨 등으로 손이 가고 짜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집에서 여드름을 짜게 되면 압력에 의해서 피부가 찢어지면서 모낭 내용물이 진피로 들어가게 되어 염증이 더 심해지므로 흉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화농성 여드름은 약물치료와 병행하여 여드름을 치료해야 흉터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여드름에 손을 대는 습관은 고치는 것이 필요합니다.